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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기너스, 어른을 위한 사랑 영화 해외 영화




추천(=선물) 받은 영화인데, 평소의 패턴이라면 받자마자 1~2일 이내로 보는데,
어쩐지 가부좌를 틀고 집중하며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 쉽게 보지 못했다.
일하면서 틈틈이 보기엔 아까운 작품이라는 생각에 온전히 영화에 시간을 내 줄 수 있는 때를 기다렸는데,
의외로 그 시간이 빨리 찾아오지 못했다.
하루에 많게는 3-4편, 적게는 1편을 보던 그 패턴이 어느새 엉망진창이 되어,
일주일간 본 영화는 달랑 두 편.
이 영화를 포함하면 세 편이 된다. 



이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구조를 지녔다.
작품이 담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와 보는 이에게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식까지 나의 취향에 맞았기 때문이리라.
하나부터 열까지 조목조목 뭐가 좋았고, 뭐가 마음을 후벼팠고, 뭐가 입술을 잘근잘근 씹게 했는지 이야기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영화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배우 이완 맥그리거와 멜라니 로랑,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매력에 대해선 굳이 언급하지 않으련다.
그 얘기까지 하면 정말 말이 길고 길어, 오늘 하루 스케줄에 문제가 생기므로.

75세의 할, 마흔 정도 되는 올리버, 프랑스 여배우 안나(애나?), 미친 존재감(존개감) 아서.
그리고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 가치가 부여된 이 영화는 무엇 하나 흠잡을 수 없다.

보기 전에는 몰랐지만, 보고 난 후에 안 사실인데 '올리버'의 이야기가 바로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고 한다.
때문에 영화에 등장하는 일러스트도 초안을 감독이 이완 맥그리거가 완성시키는 스타일로 진행했단다.
(이완 맥그리거가 그림에 소질이 있는 줄은 몰랐네)


아버지 할의 죽음 이후, 친구들 등쌀에 떠밀려 참석한 가장 파티.
올리버는 닥터 프로이트의 모습을 했다. 
그래, 프로이트는 상처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저도 모르게 무의식 속에 자리 잡는 것이라 했다.
개인의 삶에 젖어드는 상처, 그리고 무의식. 그 둘이 빚어내는 영향력.

때문에 열렬히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기억하는 세포들은 그 사랑을 두려워하고 불안에 떨며 그 사랑을 지속하게 될 힘을 채 키워나가기도 전에 주저앉고 마는 것이다. 사랑하지만 무의식을 휘어 잡고 뒤흔드는 그 상처의 칼날에 피를 흘리고 마는, 고통을 감수하며 이럴 줄 알았다며 관계를 정리하고 마는 연애. 



이 영화에서는 크게 3가지의 사랑을 담고 있다.

올리버와 애나의 사랑.
할과 앤디의 사랑 (할의 사랑)
할(아빠)과 엄마(이름 모르겠음..)의 사랑.

이 세 가지의 사랑은 다른 듯 닮았고, 닮은 듯 전혀 다르다고 할까.
이 중에서 가장 고전하는 사랑은 과연 어느 쪽이었을까.
나는 아직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프로이트 분장으로 참석한 가장 파티에서 만난 애나는,
다른 사람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꾀한다.
그 새로운 방식이 불쑥 올리버의 마음에 뛰어들고,
애나는 초면이지만 올리버의 '슬픈 눈'을 바로 알아챈다.

아무래도 슬픔은 슬픔을 아는 자에게 가장 먼저 들키는 모양이다.
영화 내내 깔리는 올리버의 독백은 슬픔이 내재되어 있고,
그 슬픔은 상처를 완화하지 못했지만 담담한 표정으로 삶에 스며든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 계속되지 못하고 이별을 초래할 것만 같은 두려움,
자신의 존재가 상대방을 온전히 채워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신감...
그 밖의 온갖 감정들을 결국 '슬픔의 역사'를 이루는 요소가 된다.

그리고 결국 사랑을 떠나보내기에 이른 올리버가 
서툴지만, 서툴겠지만, 사랑을 되찾고,
그 사랑을 처음처럼 '시작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약간 어른을 위한 사랑 영화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참 많은데, 
그중에서도 중복된 장면들이랄까.

올리버가 아서에게 집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것,
애나에게도 설명해주고,
마지막에는 애나가 전화로 뉴욕의 집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것.

이 장면은 내 마음의 공간에 비로소 너를 들일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을 거다.
집의 공간을 설명한다는 것은, 자신에 대해 설명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생각되니까.



1. 올리버가 받아들이는 아서와의 대화는 내내 슬프다. 결국은 올리버가 자기 자신과 나누는 대화이므로.
2. 올리버가 잠들어 있는 사이 밖으로 홀로 나온 애나의 눈물 삼킨 방황 역시 슬프다.
3. 앤디의 '내가 게이라서 그런 거지?' 이 한 마디가 어찌나 슬픈지. 
앤디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결국은 난 그렇게 상처받아왔어,라고 말하고 있었다.
4. Are u happy,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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